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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이 울릴 때마다 흐트러지던 아이, 작은 규칙 하나로 달라졌다

by 마음 관찰자 2026. 9. 14.

공부 중 메시지 알림이 울릴 때마다 휴대폰을 확인하던 아이에게 공부 시간과 휴대폰 확인 시간을 나누는 작은 규칙을 만들어봤다. 숙제 속도와 집중하는 모습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휴대폰 알림이 집중을 방해하는 이유와 가정에서 부담 없이 적용해 볼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정리해 본다.

아이의 공부 모습을 지켜보다 보면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과 실제로 집중하는 시간이 꼭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우리 집에서도 그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아이가 책상에 앉아 숙제를 시작하면 처음에는 문제를 잘 풀다가도 휴대폰에서 메시지 알림이 울리는 순간 자연스럽게 손이 휴대폰으로 향했다. 메시지를 확인하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화면을 잠깐 보고 다시 문제집으로 돌아오는 정도였다.

처음에는 나도 몇 초 정도 휴대폰을 보는 것이 공부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까 싶었다. 그런데 계속 지켜보니 신경 쓰이는 부분은 휴대폰을 사용하는 시간 자체가 아니었다.

메시지를 확인한 뒤 다시 문제를 보면서 조금 전까지 풀던 부분을 다시 살펴보기도 했고, 알림이 한 번 더 울리면 같은 행동이 반복됐다. 책상에는 계속 앉아 있었지만 공부의 흐름은 그때마다 조금씩 끊기고 있었다.

그래서 휴대폰을 아예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대신 아주 작은 규칙 하나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공부하는 1시간 또는 2시간 동안에는 휴대폰을 확인하지 않고, 쉬는 시간이 되면 그때 메시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공부 시간과 휴대폰을 확인하는 시간을 나누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분명한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공부하면서 휴대폰 확인하는 아이

1. 휴대폰을 몇 초 보는 것이 왜 집중에 영향을 줄까?

메시지를 확인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길지 않다. 그래서 휴대폰을 잠깐 보는 정도는 공부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공부는 단순히 책이나 문제집을 바라보고 있는 행동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수학 문제를 풀고 있다면 앞에서 확인한 조건과 계산 과정을 기억한 상태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긴 글을 읽을 때도 앞 문장의 내용을 머릿속에 유지하면서 다음 내용을 이해해야 한다.

이때 메시지 알림이 울리면 주의가 잠시 다른 대상으로 이동한다. 누가 메시지를 보냈는지 확인하고 내용을 읽은 뒤 다시 책을 보더라도 생각이 정확히 이전 지점으로 곧바로 돌아오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실제로 휴대폰 알림과 집중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도 있다. 2015년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교 연구진은 휴대폰 알림을 받은 참가자들이 주의가 필요한 과제를 수행할 때 방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흥미로운 점은 반드시 휴대폰을 직접 사용해야만 이런 변화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짧은 알림도 과제와 관계없는 생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2017년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가까이에 두는 것 자체와 사용할 수 있는 인지 자원의 관계를 살펴봤다. 연구진은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휴대폰의 위치에 따라 일부 인지 과제의 수행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했다.

물론 이러한 연구 결과를 우리 아이의 숙제 상황에 그대로 대입할 수는 없다. 연구 환경과 실제 가정의 공부 환경은 다르고 아이마다 휴대폰 사용 습관이나 집중하는 방식도 다르다.

다만 아이가 메시지 알림이 울릴 때마다 문제 풀이를 멈추고 휴대폰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면서, 짧은 확인 행동 자체보다 주의가 공부와 휴대폰 사이를 반복해서 오가는 과정이 더 중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정리했던 자이가르닉 효과에서도 끝나지 않은 일이나 목표가 생각 속에 남는 현상을 살펴봤다. 공부 도중 확인한 메시지를 자이가르닉 효과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다른 자극으로 옮겨간 생각이 공부로 돌아온 순간 곧바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점에서는 함께 생각해 볼 만했다.

2. 휴대폰을 빼앗는 대신 '확인하는 시간'을 정해봤다

아이에게 처음부터 휴대폰을 주지 않는 방법도 생각해 봤다.

하지만 무조건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은 오래 유지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아이에게 휴대폰은 단순한 놀이 도구만은 아니다. 친구들과 연락하기도 하고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기도 한다.

그래서 휴대폰 자체를 문제로 보기보다는 사용하는 시간을 구분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우리 집에서 정한 규칙은 단순했다.

공부하는 동안에는 메시지가 와도 바로 확인하지 않는다. 대신 쉬는 시간이 되면 휴대폰을 확인한다.

예를 들어 한 시간 동안 공부하기로 했다면 그 시간에는 문제집이나 책에 집중하고, 정해둔 공부 시간이 끝난 뒤 메시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공부해야 할 양이 많을 때는 두 시간 정도 휴대폰을 보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여기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절대 휴대폰을 보면 안 된다"는 금지가 아니었다.

아이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휴대폰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언제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무조건 참는 것보다 확인할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점이 오히려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해보니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숙제를 마치는 속도였다.

예전에는 숙제를 하면서 메시지를 확인하고 다시 문제를 풀고, 또 알림이 오면 휴대폰을 보는 과정이 반복됐다. 공부 시간 전체로 보면 휴대폰을 사용한 시간이 아주 길지는 않았지만 흐름은 여러 번 끊겼다.

휴대폰을 확인하는 시간을 따로 정한 뒤에는 한 문제에서 다음 문제로 넘어가는 과정이 이전보다 자연스러워 보였다. 한 번 시작한 숙제를 끊지 않고 이어서 하는 시간도 길어졌다.

같은 정도의 숙제를 하는데도 이전보다 빨리 끝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부모 입장에서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단순히 숙제를 빨리 끝낸 것보다 공부하고 있을 때의 모습 자체가 달라졌다는 것이었다.

메시지 알림에 반응해 휴대폰으로 손을 뻗는 횟수가 줄었고, 하나의 숙제를 이어서 처리하는 모습도 이전보다 집중돼 보였다.

물론 이 경험만으로 휴대폰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숙제 속도가 빨라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날의 컨디션이나 숙제 난이도, 공부량 등 여러 요소가 함께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일정 기간 지켜본 부모의 입장에서는 휴대폰 확인 횟수가 줄어든 뒤 공부 흐름이 덜 끊긴다는 변화는 비교적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3. 중요한 것은 휴대폰 금지가 아니라 '집중 시간'을 만드는 것

처음에는 나 역시 공부할 때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의 행동을 지켜보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휴대폰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집중해야 할 시간에 다른 자극이 얼마나 자주 끼어드는가였다.

공부를 하다가 메시지를 보고 다시 공부하고, 또 메시지를 확인하는 행동이 반복되면 계속 두 활동 사이를 오가게 된다. 반대로 일정한 시간 동안 한 가지 일에 집중하고 휴대폰을 확인하는 시간을 따로 정하면 이런 전환 횟수를 줄일 수 있다.

그래서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면 처음부터 휴대폰을 완전히 금지하기보다 작은 방법부터 시도해 볼 수 있다.

첫째, 공부 시간과 휴대폰 확인 시간을 나눈다.

30분, 40분, 1시간처럼 아이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먼저 정한 뒤 그 시간이 끝났을 때 휴대폰을 확인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처음부터 긴 시간을 정할 필요는 없다.

둘째, 공부할 때는 휴대폰을 손이 바로 닿지 않는 곳에 둔다.

책상 위에 휴대폰이 놓여 있으면 화면이 켜지는 것만으로도 신경이 쓰일 수 있다. 굳이 다른 방까지 가져다 놓지 않더라도 책상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나 가방 안에 넣어두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셋째, 부모가 일방적으로 시간을 정하기보다 아이와 함께 정한다.

어떤 아이에게는 한 시간이 적당하지만 다른 아이에게는 너무 길 수 있다. 처음에는 30분 동안만 휴대폰을 확인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도 된다.

중요한 것은 몇 시간을 참았느냐가 아니라 정해진 시간 동안 한 가지 활동에 집중하는 경험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이전에 살펴봤던 의도-행동 격차와도 연결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오늘은 휴대폰을 보지 않고 공부해야지"라고 마음먹는 것과 실제 알림이 울렸을 때 휴대폰을 확인하지 않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의도-행동 격차를 살펴보면서 알게 된 실행 의도의 관점에서 보면 막연히 "휴대폰을 보지 않겠다"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행동할 상황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공부할 때 휴대폰을 안 봐야지"보다 "오후 7시에 공부를 시작하면 휴대폰은 책상에서 떨어진 곳에 두고, 한 시간이 끝난 뒤 확인한다"처럼 정하는 것이다.

우리 집에서 정했던 규칙도 결과적으로는 이런 방식과 비슷했다. 아이에게 의지만으로 참으라고 하기보다 언제 공부하고 언제 휴대폰을 확인할지 경계를 만들어준 것이다.

물론 이렇게 계획한다고 모든 행동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날의 기분이나 습관, 공부의 난이도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도 행동을 시작할 상황을 미리 정해두는 것은 단순히 "집중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아이가 따라가기 쉬운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번 경험에서 내가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아이의 공부 습관을 바꾸기 위해 반드시 거창한 방법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새로운 공부법을 적용한 것도 아니고 휴대폰을 없앤 것도 아니다.

단지 하나의 기준을 만들었다.

공부할 때는 공부하고, 휴대폰은 쉬는 시간에 확인한다.

정말 단순한 규칙이었다.

그런데 이 규칙을 적용하고 나니 공부하다가 흐름이 끊기는 횟수가 줄었고, 아이가 숙제를 끝내는 속도와 집중하는 모습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무엇보다 책상에 얼마나 오래 앉아 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 동안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오랫동안 책상 앞에 있으면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한 시간을 앉아 있어도 메시지를 확인하고 다시 돌아오는 일이 반복된다면 실제 공부의 흐름은 여러 번 나뉠 수 있다. 반대로 공부 시간이 조금 짧더라도 그 시간 동안 하나의 활동에 집중한다면 시간의 사용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물론 모든 아이에게 같은 규칙이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아이마다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다르고 휴대폰을 사용하는 방식도 다르다. 휴대폰 알림을 줄였다고 성적이나 집중력이 자동으로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공부를 하면서 수시로 메시지를 확인하는 습관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 휴대폰을 무조건 빼앗기 전에 집중하는 시간과 확인하는 시간을 구분해 보는 것부터 시도해 볼 만하다.

우리 아이에게는 이 작은 변화가 꽤 잘 맞았다.

그리고 부모인 나 역시 이번 경험을 통해 아이의 휴대폰 사용 시간을 단순히 줄이는 것보다 스스로 집중해야 할 시간과 쉬어도 되는 시간을 구분하는 습관을 만들어가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어쩌면 아이의 공부 습관을 바꾸는 시작은 "휴대폰을 보지 마"라는 말보다 "이 시간만큼은 한 가지 일에 집중해 보자"라는 작은 약속일지도 모른다.


참고자료

Stothart, C., Mitchum, A., & Yehnert, C. (2015). The Attentional Cost of Receiving a Cell Phone Notification.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Human Perception and Performance, 41(4), 893–897.

Ward, A. F., Duke, K., Gneezy, A., & Bos, M. W. (2017). Brain Drain: The Mere Presence of One's Own Smartphone Reduces Available Cognitive Capacity. Journal of the Association for Consumer Research, 2(2), 140–154.